제1회 아시아 챔피언스 여자하키선수권대회 개최… 홍문표 대한하키협회장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 힘을 주세요”

입력 2010-07-22 21:17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하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를 여는 홍문표 대한하키협회 회장은 22일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하키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종목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키연맹은 26일부터 부산에서 ‘제1회 아시아 챔피언스 여자하키선수권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의 하키 강국인 인도와 일본, 중국을 초청해 그동안 닦은 기량을 겨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체육계에서 홍 회장은 국제 성적에 따른 엄격한 대우를 주장하는 원칙론자로 통한다. 즉, 야구나 축구 등 인기종목이라 해서 정부의 예산지원을 많이 받거나 방송 중계에서 우선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제성적을 기준으로 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 원칙에 따를 경우 세계 4위인 여자 하키와 세계 10위권인 남자 하키는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홍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스포츠의 목적이 국민건강 증진과 국위 선양에 있다고 할 때 세계 성적은 형편없는 종목이 수백억원을 지원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격을 높이는 종목에 많은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하키 등 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말로 하기조차 어렵다. 하키의 경우 몇 년 전 1800여만원이 없어 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물리치료사를 데려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우리 선수가 부상을 당해 상대국 주치의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은 끝에 우리가 우승한 적이 있다고 홍 회장은 소개했다. 정부투자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 홍 회장이 비인기 종목인 하키협회장을 맡은 것이 바로 이 같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하키협회장을 맡은 이후 성적에 따른 대우를 줄기차게 정부에 요구해 거액의 지원금을 받아냈다. 특히 전국에 산재돼 있는 농어촌공사 지사 96개를 모든 하키팀과 자매결연을 하게해 후원을 도맡아 하고 있다. 홍 회장은 “우리 공사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연간 5억원을 모아 협회에 지원하고 있다”며 “관중도 없이 외롭게 뛰는 하키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비록 인기는 높지 않지만 우리 하키 선수들의 실력은 수준급이라는 것이 그의 자랑이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모두 우승을 달성하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여자는 우승, 남자는 3위권이 목표다.

의왕=박병권 기자 bk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