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애로계층 183만명… 넉달만에 증가
입력 2010-07-22 21:26
정부가 고용시장의 체감지표를 알기 위해 집계하는 취업애로계층이 넉 달 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공식 통계에서 뚜렷한 ‘고용 훈풍’이 고용시장의 아랫목까지 전달되는 데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본보가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용통계 원자료(마이크로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6월 취업애로계층은 183만명으로 전달보다 1만20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이후 지속돼 온 취업애로계층 감소세가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취업애로계층은 올 들어 1월 224만명에 이어 2월 228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월 208만8000명, 4월 194만명, 5월 181만8000명 등 큰 폭의 감소세를 보여 왔다. 취업애로계층은 공식 실업자뿐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희망자, 취업자 중 추가취업희망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취업애로계층 감소행진 왜 멈췄나=올 들어 정부는 고용시장 회복을 자신했다. 희망근로사업과 청년인턴 등 나랏돈으로 만든 일자리가 줄어든 대신 경기회복과 함께 민간부문의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고용한파로 190만∼200만명 선을 넘나들던 취업애로계층은 하반기 들어 희망근로사업과 청년인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150만명 선까지 내려섰다. 올 들어 희망근로사업 축소와 함께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취업애로계층은 이후 하향안정세를 보여왔다.
취업애로계층 감소행진이 멈춘 원인은 통계적 요인과 경기 흐름이 맞물려 있다. 희망근로 등 손쉬운 일자리를 찾아 고용시장에 나왔다가 구직의사를 접고 다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것과 동시에 경기회복 움직임에 고용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구직행렬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흐름에 뒤늦게 반응하는 고용지표의 경우 경제가 좋아질 때도 일직선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청년 일자리 방어에 동원된 학습보조 인턴교사 사업이 끝나가고 지난해에 비해 정부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애로계층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웃는 지표에도 체감 고용한파는 여전=공식지표만 놓고 보면 희망근로 등을 통한 정부의 고용시장 방어책은 성공적이다. 올 2분기의 경우 누적 취업자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외견상 고용시장에는 완연한 회복세가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청년층을 비롯한 취업애로계층의 감소세가 주춤한 것이 확인되면서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 눈높이를 낮춰 지원했던 대졸 이상 고학력 구직자들이 경기가 좋아짐에 따라 전직이나 재취업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달 파트타이머 등 임시 일용직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장단기 청년고용대책 마련에 나섰다. 청년 취업 애로요인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이달 중 실시해 이르면 다음달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