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찾은 MB “캐피털社 이자 왜 이리 높나 재벌 高利 사회정의 안 맞아”
입력 2010-07-22 21:36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서울 화곡동에 있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했다. 당초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부동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부 내에서 결론나지 않아 현장행을 선택했다.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한 이후 첫 현장방문이자, 서민에 중점을 둔 집권 후반기 정책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한 미소금융 신청자의 대출 서류를 살펴보다가 캐피털 회사의 높은 이자율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캐피털 회사의 이자율이 얼마인가”라고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물었고, 진 위원장은 “40∼50%”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사채하고 똑같잖아.
사채 이자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하는 캐피털이 이자를 많이 받으면 나쁘다고 본다”며 “대출 못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이렇게 많이 받으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은 몇 천억원 이익이 났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죽겠다고 하니까 심리적 부담이 된다”며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만 하면 미소금융이 참 잘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큰 재벌에서 이자를 일수이자같이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 이렇게 높은 이자를 받고 캐피털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현장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과 똑같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진 위원장은 “조달 금리가 높다. 채권 이자로 조달한다”고 해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큰 회사들이 채권 발행하는 데 뭐 그렇게 이자가 비싼가”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도 미소금융 보완책 마련을 지시하며 “(대기업의) 본업이 아니다보니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대기업 CEO가 더욱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남도영 기자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