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회의 이후] 북한 제재 이행 조정관 아인혼 ‘북·이란’ 美 위협요소로 꼽는 강경론자
입력 2010-07-22 21:32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이 미국의 추가 대북 금융제재를 지휘할 ‘저승사자’로 등장했다.
아인혼 특별보좌관은 국무부 경력 31년차인 미국의 대표적인 핵 확산 안보 전문가이자 한반도 전문가다. 그는 1972년부터 2001년까지 29년간 국무부에서 핵과 미사일 비확산 문제를 다뤘다.
2001∼2009년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3월 국무부로 복귀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거의 모든 미 행정부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는 90년대에는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에 깊이 관여했고, 2000년 10월 군축담당 차관보로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수행해 북한을 방문했다.
아인혼은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양대 불안요소로 꼽고 있다. 국무부가 지난달 그를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 이행 문제를 담당할 조정관에 임명한 이유다.
아인혼은 이란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금융 및 경제제재를 취해야한다는 강경론자다. 때문에 그가 향후 주도할 대북 금융제재 조치 역시 강성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아인혼이 취하게 될 금융제재 조치는 큰 틀에서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자금줄이 말라붙는 쓰린 경험을 했던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곡소리가 날 판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은 다소 차이가 날 전망이다. BDA 제재는 북한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BDA라는 특정 은행을 집중 제재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북한 기업과 거래를 하는 동남아 여러 은행을 제재 대상에 올려놓을 전망이다. ‘BDA+알파’의 더욱 강력한 방식이다.
북한과 불법적 거래를 하는 여러 중국 회사를 골라내고, 중국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효과적인 대북 제재를 펼치는 것도 아인혼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인혼은 뉴욕에서 태어났고, 69년 코넬대를 졸업했다. 프린스턴대 우드로 윌슨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