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영업이익 1조 돌파 ‘사상 최대’

입력 2010-07-22 21:12


하이닉스반도체가 올 2분기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3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3조2790억원, 영업이익 1조450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2%로 지난 분기보다 4% 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31% 증가했다. 순이익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차손 및 평가손실, 2007년 12월 발행했던 전환사채 조기 상환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전분기보다 19% 감소한 665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판매 수량 확대,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3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기술 경쟁력,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2007년 4분기부터 적자에 허덕이다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올 2분기까지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면서 3분기 더 나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하반기에 D램 가격이 주춤하면서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현재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 전환을 순조롭게 완료하고 응용복합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D램의 경우 40나노급 제품 비중을 올해 말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메인 메모리 제품 중 65%를 차지하고 있는 DDR3(Double Data Rate 3) 제품 비중도 90%까지 늘릴 방침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지난해 8월 개발 완료된 30나노급 제품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하반기부터는 20나노급 제품 양산에 본격 돌입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하이닉스의 실적 호전세가 매각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효성의 단독 응찰이 무산된 이후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재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고 조 단위의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히 매각 걸림돌로 남아 있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매각 문제와 관련해 “아직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면서 “훌륭한 주인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지만 주인 없이도 자체적인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사업 역량과 기술력을 확충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