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년 연속 무파업-기아차, 잔업거부 먹구름
입력 2010-07-22 19:41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노사관계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2년 연속 무파업에 성공한 반면 기아차는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22일 사측의 교섭 거부를 이유로 주야 2시간씩(4시간)의 잔업을 거부하고 나섰다. 잔업을 포함해 주야 10시간씩 근무해 왔지만 이날부터 8시간 정시근무로 전환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결의했었다.
기아차는 최근 K5, 스포티지R 등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특근 거부에 이어 잔업 거부까지 발생하자 긴장하는 표정이다. 사측은 잔업 거부로 하루 1000대씩의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에 이어 현대차 노사는 21일 임협 타결에 성공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2년 연속 무파업은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는 노조의 실리주의 성향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기아차 노사가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단협 유효기간이 내년 3월까지여서 이 문제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현대차가 임금협상을 무난히 타결함에 따라 기아차 노조의 부담이 커졌다.
강성 지도부가 장악한 기아차 노조는 현행 전임자 수와 조합활동 유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타임오프제는 법으로 규정돼 사측이 양보할 여지가 별로 없고, 회사가 무파업에 대한 보상안까지 제안해 일부 조합원들도 흔들리고 있다. 노사는 아직까지 상견례도 갖지 못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