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또다시 휘청… 30년 모기지 금리 4.57% 최저치 불구 수요 실종

입력 2010-07-22 21:19

미국 주택시장이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신축 계획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미국 경제 회복 자체가 불확실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단독주택의 착공 건수는 45만4000채로 5월에 비해 0.7% 감소했고, 단독주택의 신축허가 건수는 3%나 줄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말 현재 샌디에이고의 주택 재고는 1년 전보다 33%나 늘었고,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도 각각 19%와 15% 증가했다.

지난주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평균 4.57%로 197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수요가 실종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3년 전만 해도 주택시장의 몰락이 경제 전체를 침체로 끌어내렸지만, 이제는 부진한 경제 상황이 주택시장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미 경제가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버냉키 의장은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며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연준이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블 딥(일시적 회복 후 재침체)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추가 금융 완화 조치와 관련해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너무 늦기 전에 모기지 증권과 재무부 채권 등의 구입을 재개하거나 장기 금리를 추가로 낮출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위원장도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미 행정부가 7000억 달러(약 844조원)를 투입해 운용한 TARP가 미 경제를 파국에서 구하긴 했으나 실물 경제의 핵심 부분을 돕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워런 위원장은 “TARP가 월가 대형 금융기관들에는 매우 훌륭하게 먹혀들었지만 중소은행과 소기업 및 주택 소유자들에겐 매우 제한적이었다”면서 “재무부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아 충격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