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프랑스·독일 세 정상 ‘동병상련’… 경제위기 발목, 지지율 하락

입력 2010-07-22 18:01

현란한 이탈리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변덕스러운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차갑고 고요한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전혀 달라 보이는 유럽의 세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우선 모두 유럽의 경제 위기에 정치적으로 발목이 잡혔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낮은 경제성장 전망치를 타개하기 위해 사회복지 지출, 보조금 삭감 등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지지율과 위신이 동반 하락했다. 또 다른 공통의 약점도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과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최근 자신과 측근들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 장관 2명은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함께 예산 유용 스캔들로 물러났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 지출 감축 계획으로 검소한 정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했지만 이번 스캔들로 신뢰를 잃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지난해 50%를 웃돌던 지지율이 사생활 관련 추문과 소송으로 41%까지 떨어졌다. 메르켈 총리는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행동 때문에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그는 지난 5월 유럽의 그리스 구제금융 조치에 동의한 뒤 50%를 웃돌던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다.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공통점은 따로 있다. 세 지도자들은 중도우파를 이끌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자꾸 이탈해 좌와 우로 쏠리는 현상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극우파 북부동맹에 대한 지지가 8.3%에서 12%로 상승했다. 프랑스도 극우파 장 마리 르펭의 국민전선이 세력을 키우며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을 위협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조기 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FT는 이들 세 지도자가 조기 총선보다는 경제 회복을 통한 지지율 만회를 기대하며 임기를 채울 걸로 전망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