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대신 마우스… 中 ‘사이버 사령부’ 창설
입력 2010-07-22 21:22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인터넷 정보전쟁 시대를 맞아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했다. 이는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사이버 분야 군사력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인민해방군은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사이버보장기지(信息保障基地:사이버 사령부) 창립대회’를 가졌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2일 해방군보(解放軍報)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이 사이버 전략 차원에서 관련 기지를 창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버전쟁 능력 구축=사이버 사령부는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직속으로 창설, 산하 전(全)군의 사이버와 관련된 전략정보 기구를 통할하게 된다. 사이버 사령부는 유사시에 대비,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체제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한다. 또 전군에 전략정보를 지원하고 군의 정보화 및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도 주 임무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펑(江風)은 “군용과 민용 인터넷이 서로 연결돼 있고, 각 국가 간 인터넷도 서로 연결 된 상황에서 전략정보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면서 사이버 사령부 창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하이(上海)에서 활동 중인 군사문제 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PLA 예비역 장성)은 “중국의 사이버 사령부 창설은 미국 사이버 사령부(USCYBERCOM)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USCYBERCOM은 통일되고 집중화된 사이버 정보 관리 시스템이 없었던 중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분석했다.
◇사이버 정보전쟁은 세계적 추세=중국 내에서는 미국에서 사이버 사령부가 창설되자 인터넷시대 정보전쟁에 대비한 관련 기지 창설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돼 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월 전략사령부(STRATCOM) 산하에 사이버전과 사이버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USCYBERCOM을 창설했다. 전자전 전문병력 5000명을 포함해 8만8000명의 IT 전문가들이 사이버사령부와 직·간접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도 국내외 정보기관과 협조, 정보통신본부(GCHQ) 산하에 ‘사이버보안작전센터(CSOC)’를 신설했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매카피는 2007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120개국이 사이버 첩보와 사이버전쟁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사이버전쟁의 실상을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이미 지난 수년간 전문 해커들을 고용, 외국의 컴퓨터망을 교란시키는 등 사이버전쟁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만 등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이 이미 비밀리에 40만명의 ‘사이버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공개적인 사이버 사령부 창설은 전 세계적인 사이버 정보전을 더욱 치열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