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MOU거부 현대 “대출 회수” 압박
입력 2010-07-21 18:33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 약정(MOU) 체결을 거부한 현대그룹에 대출 회수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21일 “현대그룹이 MOU 체결을 계속 미룬다면 다음주 열릴 채권단 산하 운영위원회에서 대출 만기연장 중단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현대그룹은 순차적으로 전체 2조5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갚아나가야 한다. 사실상 대출 회수 조치다.
이미 지난 8일 신규 자금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한 채권단이 2주 만에 대출 회수 검토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온 것은 현대그룹과의 신경전이 길어지면서 반대 여론이 급속히 퍼지는 데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목적은 경영이 악화된 기업을 신속하게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현대건설 매각 등과 관련된 불필요한 억측이 나도는 실정이다. 또 현대그룹이 외환은행(주채권은행) 여신 1600억원 중 400억원을 즉시 상환, 재무적 여유를 강변하자 금융권에 ‘무리한 약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조성되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입장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대출 만기연장 중단을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운영위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