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회의] 분계선 25m앞 초소에 간 클린턴 “확고한 방어 제공”
입력 2010-07-21 21:57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21일 오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롯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두 장관은 이어 전쟁기념관을 찾아 ‘천안함 46용사’ 명비에 헌화했다.
클린턴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11시14분쯤 경호 차량 6대의 호위를 받으며 승용차편으로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했다. 두 장관은 우산을 쓰고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떨어진 오울렛 초소를 찾았다. 오울렛 초소는 6·25전쟁 때 공을 세우고 전사한 고(故) 조셉 오울렛 일병의 이름을 딴 곳이다.
클린턴 장관은 유엔사 JSA 경비대대 에드워드 테일러 중령으로부터 5분간 브리핑을 들은 뒤 긴장된 표정으로 망원경으로 북측지역을 살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와 우리 측 대성동 마을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지금도 양측이 깃발을 더 높이 달려고 애를 쓰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두 장관은 판문점 자유의 집으로 향했다. 헬기를 타고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유명환 외교통상장관과 김태영 국방장관이 반갑게 맞았다. 11시55분쯤 4명의 장관은 JSA 내 군사정전위원회 건물(T-2)로 들어섰고, 북한군 병사들이 창문을 통해 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세 번째 DMZ를 방문한 게이츠 장관은 “북한은 그동안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우리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보았듯이 북한은 예상치 못한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북한과 세계에 한국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이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군사동맹은 지금보다 더 강한 적이 없으며 이 동맹으로 어떠한 잠재적인 도발자들도 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결연한 목소리로 “비무장지대, 자유의 집 그리고 유엔 정전위 본부를 처음 방문했다”며 “여기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남북한 사이에는 국경이 불과 3마일 정도의 짧은 거리를 두고 분리돼 있지만 (남북한의 경제발전과 정치상황 등 현재 상황을 보면) 두 곳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한국 국민과 정부를 대신해서 굳건히 서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확고한 방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1시40분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한 4명의 장관들은 기념관 회랑 입구에 있는 유엔군 전사자의 명비에 헌화한 데 이어 천안함 전사자 46명의 명비에 헌화·묵념하며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기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