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회의] MB “태평양은 누가 지키나” 농담에 게이츠 “Korea itself”
입력 2010-07-22 00:13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저녁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참석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참의장과 다른 분들 모두 오셨는데, 태평양은 누가 지키나”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Korea itself(한국 스스로), 한국이 중심이 되어 지킨다. 여기서 모든 것을 다 통제하고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판문점, 전쟁기념관에 가셔서 천안함 사태 희생자, 6·25 전쟁 희생자를 직접 참배하시고 방문해 주신 것은 정말 큰 의의가 있다”며 “한·미 60년 동맹과 관계에 정말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오늘 역사적인 회의를 했고, 한국 정부와는 오늘뿐만 아니라 매일 협력해 일하는 것이 기쁘고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많이 양국관계가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도 “제가 청와대에 처음 왔던 것이 25년 전인데, 그때 이후로 지금 한·미동맹이 제일 공고하고 협력의 기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이 “오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에서 미군뿐 아니라 다른 나라 참전용사의 손자손녀를 만났는데, 국가 간 관계의 핵심이 사람 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면 관계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화답했다.
접견 및 만찬은 시종일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만찬 중 이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 게이츠 장관이 있는 헤드테이블에서는 여러 차례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앞서 2+2 회의는 오후 2시34분 4명의 양국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미국 두 장관의 JSA, 전쟁기념관 방문 일정이 예정보다 늦춰지면서 회의 시작 시간도 당초 1시45분에서 50분가량 늦어졌다.
게이츠 장관, 힐러리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단상에 나란히 서 마치 운동경기 전에 하듯 손을 한데 모은 뒤 웃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힐러리 장관은 자리에 앉기 위해 이동하며 좌중을 향해 “How are you?”라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양국 외교와 국방라인의 ‘파워엘리트’ 24명이 총출동한 회의 자리배치는 양측이 마주보는 11자형으로 설계됐다. 4명의 장관 좌석은 다른 배석자들보다 높은 노란색 방석의 의자가 배치됐다.
통역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양국 국방부 인사들이, 다른 쪽에는 외교부 인사들이 마주보며 앉았다. 태극기가 배치된 쪽에 미국 대표단, 성조기가 세워진 곳에 한국 대표단이 일렬로 자리했다.
회의 진행 방식도 독특했다. 유 장관이 사회를 맡았고 한·미동맹, 안보협력, 대북정책, 지역현안 등 4개 주제별로 4명의 장관이 한 부분씩 맡아 모두발언을 했다. 이후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2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회의는 1시간40분 만인 4시15분 끝났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경호원들이 2중, 3중의 경호를 펼쳤다.
남도영 이성규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