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 컴퓨터 패스 빠른 공수전환 선수 포지션 파괴

입력 2010-07-21 19:04


진주고 2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조 감독은 연세대와 국가대표팀을 거치면서 ‘컴퓨터 링커’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정확한 패스와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주목 받았다.

경남의 명문 진주고를 축구 특기가 아닌 시험으로 들어갈 만큼 공부에도 능력이 있었던 만큼 평소 ‘머리로 하는 축구’를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미드필드 출신답게 컴퓨터 패스를 바탕으로 한 기술 축구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그에 맞는 선수를 적극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강한 압박을 추구할 전망이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수비와 골 결정력에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조 감독은 상대가 공을 잡을 경우 모든 선수가 수비로 빠르게 전환해 압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빠른 공수전환이 요구되는 만큼 선수들도 체력을 바탕으로 한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조련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테스트해 대표팀 세대교체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감독은 K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거치면서 이영표, 이청용, 김동진 등의 선수를 발굴했고 고요한, 고명진 등 FC서울의 주축 멤버들을 키워냈다. 경남에서도 이용기, 윤빛가람 등의 선수를 발굴하며 스타플레이어 없는 경남을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완성했다.

원석을 발굴해 보석으로 만드는 조 감독의 이런 능력은 2008년 FA컵 준우승을 비롯해 올해 K리그에서도 선두에 승점 1점 뒤진 4위를 달리는 ‘경남 돌풍’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1일 제4차 기술위원회를 열어 조 감독을 신임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최종 선임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조 감독이 부산, 수원, 서울, 경남 등 K리그를 거치며 좋은 성적을 냈고, 이청용 김동진 등을 발굴한 점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경남 감독과 대표팀 감독 겸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겸임 감독은 없다고 결정했다”며 “최소한 10월 한·일전이 열리기 한 달 전까지는 경남과 감독 겸임 문제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