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강화되고 발전한 韓·美동맹
입력 2010-07-21 17:45
어제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는 양국 동맹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군사 분야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도록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포함한 ‘전략동맹 2015’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원자력협정 개정 노력에 합의했다.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안정과 재건, 핵안보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소말리아 해적 퇴치 같은 범세계적 이슈에 공조와 협력을 다짐했다.
이로써 한·미관계는 군사동맹 차원을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격을 높인 것이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은 지속적이고 강력한 동맹으로 발전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양국 국민의 헌신을 생각할 때 당연한 일이다.
천안함 도발이 초래한 동북아 안보지형 변화를 고려할 때 한·미동맹의 강화와 격상은 필연적이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가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말한 대로 한반도는 북한이 한국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을 가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새로운 시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도발을 감쌀 뿐 아니라 서해상에서의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동북아의 패권을 추구하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군사·외교적 압력에 대응하는 길은 현실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한·미 외교·국방장관은 단호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출구전략을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천안함 후속 대응조치로서 북한 자산 동결과 무기수출 사치품 반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6자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노력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권력 승계 작업과 관련해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우리사회 일각에서 천안함 출구전략을 촉구하고 북한 식량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인식의 차이가 크다. 천안함의 상처는 저절로 치유되지 않는다. 출구는 북한이 천안함 도발에 대해 사과와 책임있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스스로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