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은 이재오가 공천”… 야당, 與 공격 호재로 활용
입력 2010-07-21 21:47
방송인 김제동씨의 프로그램 하차 파문과 “다행히 천안함 사태가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는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발언은 각각 지난해 10월 재·보선과 올 6월 지방선거 막판 여권에 돌발 악재로 작용했다.
두 번의 선거에서 예기치 못했던 변수로 반사이익을 봤던 민주당은 21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여성비하·성희롱 발언’을 ‘성풍’(性風)으로 규정하고, 7·28 재·보선 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열을 올렸다.
정세균 대표는 서울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패륜적 성 스캔들이자, 대한민국 역사상 희대의 성 스캔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한 뒤 “이번 사건이 재·보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한나라당의 토양과 무관치 않다”고도 했다. 공격 대상을 강 의원 개인에서 한나라당 전체로 확대해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의도다. 정 대표는 특히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 선거구를 겨냥, “교육 전문가이고 여성 지도자인 장상 후보가 당선돼야 제2, 제3의 강용석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후보 측과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측은 “성희롱 파문을 일으킨 강 의원을 공천한 장본인이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라며 ‘이재오 책임론’을 펴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전날 전광석화처럼 강 의원을 제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앙당 선거 지원까지 거부하며 조심스럽게 선거운동을 벌였던 이 후보 측은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다만 이 후보가 강 의원을 공천했다는 야권 주장에 “소위 ‘이재오계 의원 명단’에 강 의원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은 정치권 인사들은 다 안다”며 부인했다. 이 후보 측은 “분명히 악재는 악재지만 정권 차원의 비리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문제로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관위가 박사모를 낙선운동 혐의로 고발하기 위한 청구수사를 지시했다”며 입수한 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