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의 ‘파격외교’… 양국 외교·국방 첫 DMZ 동시 방문
입력 2010-07-20 22:19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21일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다. 미 국무, 국방장관이 동시에 DMZ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 측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동행한다.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역사적인 첫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에 이은 또 한번의 파격적인 행보다.
게이츠 장관은 20일 경기도 동두천 주한미군 기지 ‘캠프 케이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과 함께 DMZ를 방문할 것”이라며 “한반도와 역내를 확고히 지켜내겠다는 의지와 변함없는 방위 공약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DMZ 시설을 둘러보고,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양국 외교·국방 장관들의 DMZ 방문은 천안함 사태 이후 더 굳건해진 한·미동맹과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게이츠 장관도 “천안함 침몰에서 볼 수 있듯 한반도는 휘발성이 강한 지역”이라며 “한·미동맹이 공고함을 확인하고, 동맹들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확산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2+2 회담에 대해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합의해 사상 처음 열기로 한 아주 특별한 행사(unique event)”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장관은 캠프 케이시 소속 장병 300여명 앞에서 한·미동맹을 주제로 연설한 뒤 전체 장병들과 한명씩 기념사진을 찍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주화를 선물했다.
부대 방문에는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월리스 그렉슨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제프 모렐 대변인, 마이클 시퍼 동아시아 부차관보 등이 함께했다.
이어 양국 국방장관은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회담을 열고 한·미 연합훈련을 25일부터 28일까지 동해상에서 실시키로 확정했다. 김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훈련은 북한의 적대 행위가 반드시 중단돼야 하며, 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연합방위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핵우산, 재래식 공격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통한 대북 억지력이 한국에 제공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훈련에는 21일 부산항에 들어오는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미 7함대 전력과 4500t급 한국형 구축함 등 해군 전력 10여척, F-15K F-16 등 공군 전투기 7대가 참가한다.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랩터)도 최초로 참가한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오후 훈련 일정을 북측에 통보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엄기영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