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재선거 측 개표… 강흥복 목사 감독회장 당선

입력 2010-07-20 20:45


기독교대한감리회 재선거관리위원회(재선거 측)가 실시한 감독회장 선거에서 강흥복 상계광림교회 목사가 당선됐다. 강 목사는 2541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835표(32.9%)를 획득, 고수철(821표) 전용철(799표) 목사에 앞섰다. 무효표는 86표가 나왔다. 1위와 3위 간 표차가 36표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였다.

20일 개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3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 8시30분 선관위원 및 개표 참관인 등 40여명은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에 모였다가 곧바로 경기도 양주시 감리회 일영연수원으로 이동했다. 투표함은 연수원 맨 위층, 구석진 방 철문 안에 봉인된 채로 보관돼 있었다.

오전 9시30분쯤 미주연회와 선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부재자투표지와 9개 연회 투표함에 대한 1차 개표가 시작됐다. 당초 예정된 개표시간(오후 5시)보다 훨씬 앞당긴 시각이었다. 1시간 정도의 개표 결과, 자신이 소속된 동부연회에서 214표의 ‘몰표’를 얻은 전 목사가 총 683표를 얻어 선두로 나섰다. 이어 고 목사 665표, 강 목사 635표 순이었다. 강 목사는 서울·중부·중앙연회에서, 고 목사는 경기·삼남연회 및 호남선교회에서 1위를 했다.

승부는 우편투표에서 갈렸다. 지난 13일 11개 연회별로 실시된 선거에서 ‘6·3총회’ 측의 저지로 서울남연회와 충청연회에서 투표 중지가 선언됐고, 재선관위는 이 두 개 연회에 대해 우편투표 방식의 재투표를 결정했었다.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가져온 우편투표(420표)에 대해 오전 11시50분부터 2차 개표가 실시됐다. 강 목사는 여기서 179표를 획득, 총 득표수 814표로 3위에서 단숨에 1위가 됐다. 이때까지 고 목사는 803표, 전 목사는 783표를 기록했다.

선두와 2위 간 격차가 11표에 불과한 가운데 오후 3시 서울 한 레스토랑에서 3차 개표가 열렸다. 이날 우체국 사서함에 접수된 53표가 대상이었다. 강 목사는 20표, 고 목사는 17표를 얻었고, 결국 강 목사가 총 득표수에서 14표 앞서며 모든 개표가 마무리됐다. 이후 고 목사 측 요구에 따라 재검표가 실시됐지만, 강 목사와 고 목사가 각각 1표씩 더 얻어 표차는 변동 없었다.

재선관위는 오후 6시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에서 강 목사의 당선을 공식 발표하고, 강 목사에게 당선증을 수여했다. 강 목사는 “여전히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 감리교회에도 반드시 봄은 올 것이고, 복음이 만개하는 여름도 올 것”이라며 “감리교 정화와 성장, 화합과 화해를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재선거 측 선거에서 강 목사가 감독회장에 당선됨으로써, 총회 측 감독회장 당선자인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목사와 함께 감리회는 2인 감독회장 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선거에 전체 선거권자 5407명 중 2541명만이 참여, 투표율 47.0%를 나타낸 것도 이런 갈등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