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외국 관광객 갈수록 는다… 지출액 2010년 1분기 ‘1조6천억’
입력 2010-07-20 18:19
정부가 올해를 한국방문의 해로 규정하며 관광 수입 확대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작 외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최근 2년새 외국인 관광객의 지출이 20년 만에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비거주자 국내소비지출액은 2008년 4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감소했다.
2008년 4분기 3조3486억원 하던 외국인 관광 지출액은 다음해 1분기에 2조원대(2조7498억원)로 주저앉았으며 그해 2분기(1조9507억원)∼4분기(1조8696억원) 소폭 하락하다 올 1분기 1조6062억원으로 하락폭이 다시 커졌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외국인 지출액이 5분기 연속 떨어진 것은 89년 1분기 이후 90년 2분기까지 감소한 이래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국내 관광 지출액은 환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평균환율은 1364.3원이었고 올 1분기는 1143.4원까지 내려갔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도 “올 2분기에는 환율이 1분기보다 높아 외국인 지출액의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을 직접 맞이하는 업체들의 경우 “환율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요즘 외국인들의 소비 추세를 파악해 현장을 중시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명동에서 화장품 판매업을 하고 있는 조모(51)씨는 “우리 업소의 경우 관광객 1인당 구매단가가 지난해 1분기에는 2만원 정도 됐는데 올 들어서는 1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관광객들이 대형 식당보다 분식점을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가장 환율이 급등했다가 가라앉은 외환위기 당시에도 외국인 지출액 규모가 3분기 연속 감소한 적이 없었다. 2009년 1분기는 평균환율이 1418.3원으로 전분기보다 높았음에도 외국인관광객 지출규모는 오히려 6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