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너지 소비’ 美 제치고 세계 1위… IEA “석유 4%P 더 소비”

입력 2010-07-20 21:33


‘세계 자원의 블랙홀’이라고 평가받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등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신 자료를 인용, “중국이 지난해 석유 22억5200만t에 달하는 에너지를 소비해 21억7000만t을 소비한 미국을 4%가량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중국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도 이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중국이 지난 1세기 동안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 자리를 유지했던 미국을 제쳤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소비량에는 원유 등 천연자원은 물론 수력발전 전기와 같은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포함된다. 중국은 10년 전만 해도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었다. 화력발전이 대부분인 중국은 2007년 이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하지만 미국은 국민 1인당 연간 에너지 소비량이 중국의 5배,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도 중국(920만 배럴)에 비해 배 이상(1900만 배럴) 앞서 있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는 전 세계 에너지 역사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경제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20년간 에너지 분야에만 4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분석을 전면 부인했다. 중국 에너지국 종합사의 저우시안 사장은 20일 “IEA는 중국의 에너지 소비 및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를 지나치게 높게 산출했다”면서 “중국이 신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울여 온 최근 몇 년간의 노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