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車보험료 인상 근거 투명하게 밝혀라

입력 2010-07-20 17:54

자동차보험료가 또 오를 태세다. 손해보험사들은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최소 6.1%에서 최대 7.8% 올리는 인상안을 보험개발원에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반기 공공요금이 들썩거리는 가운데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까지 오른다니 서민가계 주름살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그런데 인상 배경이 도무지 석연치 않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총 순이익은 1조5414억원이다. 게다가 지난 5년 동안 손보사들은 매년 총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이처럼 멀쩡하게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자동차보험은 손해라면서 매년 보험료를 올린다고 하니 참 해괴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는 손해를 보고 다른 보험사업에서는 이익을 냈을 수 있다. 손보사의 총 보험료 수입에서 자동차보험료가 차지하는 보험료구성비는 약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기 전에 자동차보험의 정확한 손익을 산출, 공개해야 마땅하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역도 밝히지 않고 무작정 손해만을 내세워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손보사들은 각각의 보험사업을 구분 계리(計理)하고, 공통경비 등도 공평하게 배분해 자동차보험료 산정을 투명하게 밝혀 보험 소비자들의 의문부터 씻어줘야 한다.

손보사들의 주장대로 자동차보험에서 실제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따져봐야 할 측면은 또 있다.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보험료 누수 원인, 즉 허위환자, 과잉수리, 과잉진료 등에 대해 손보사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해왔는가 하는 점이다.

보험료 누수 차단이 손보사들의 고유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그 대처가 미흡해 비용 과다지출을 낳고 결과적으로 손실로 이어졌다면 이것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손보사의 경영실패를 일반 보험가입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무리 보아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안은 납득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