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조광래 감독 ‘스페인식 패스 축구’ 선보일까
입력 2010-07-20 18:37
‘포스트 허정무’ 자리에 조광래(56) 경남FC 감독이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후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한 허정무(55) 전 대표팀 감독 후임으로 조광래 감독을 단독으로 추대하기로 20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21일 오전에 열리는 기술위원회에서 만장일치 형식으로 신임 감독으로 확정된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 겸 기술위원회 부위원장도 19일 조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별일 없는 한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으니 준비하라”고 통보했다.
조광래 감독도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으로 (나를) 내정했다고 연락해왔다. 기술위원회가 끝나면 곧바로 차기 감독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표팀 감독 내정 사실을 확인했다. 조 감독은 후보군에 올랐던 김호곤 울산 감독, 정해성 전 대표팀 수석코치, 최강희 전북 감독, 황선홍 부산 감독 등이 모두 고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표팀 감독으로 결정됐다.
조 감독은 “대표팀 지도자는 누구에게나 영광스러운 자리다”며 “K리그와 대표팀이 모두 생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경남의 차기감독이 정해질 때까지 대표팀과 겸임할 수 있도록 축구협회에 강력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회도 조 감독이 올해 말로 경남과 계약이 끝남에 따라 한시적으로 대표팀 감독과 겸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창시절 시험을 통해 명문 진주고에 입학할 정도로 두뇌도 명석했던 조 감독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무대를 밟는 등 A매치 통산 80경기에 출전해 12골을 기록했다.
미드필더출신으로 ‘컴퓨터 링커’로 명성을 날렸던 조 감독은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뒤 강한 압박과 정교한 패싱력을 강조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팀 조직력 완성과 유망주 발굴에도 탁월한 조 감독은 2007년 12월 경남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K리그에서는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리는 1∼3년차 선수들을 앞세워 신생팀 경남 돌풍을 일으켰다.
조 감독은 현 대표팀의 주축인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과도 인연이 있다. 박지성에게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로 이적할 때 조언을 했고, 이영표와는 안양LG 시절(1998∼2003년) 사제 관계였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등은 서울 감독 시절(2003∼2004년) 프로로 데려왔다. 남아공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린 ‘골넣는 수비수’ 이정수(교토상가)도 조 감독의 권유로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했다.
전문가들은 “조 감독은 미드필드 플레이를 중시하는 축구를 한다. 스페인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정교한 패스게임으로 사상 첫 우승컵을 안았듯이 조 감독도 이런 스페인식 축구를 한국축구에 접목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