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본질에 충실한가… 사고 팔리는 교회 교단 분열·세습 ‘교회론’ 위기

입력 2010-07-19 19:09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에 얼마나 충실한가?’



박경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는 “이를 생각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의 본질에 비춰본 한국교회의 모습’이란 논문에서 “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본질적으로 교회론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16세기 교회개혁자들의 표어가 500년이 지난 21세기의 한국교회에도 여전히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박 교수는 교회의 본질을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殿)’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도구’ 등 5가지로 정리한 뒤 각 사항을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비시켰다.

그는 우선 교회가 하나님의 소유요, 백성임을 망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최근 교계 신문이나 신학교 게시판에 실린 목회자 청빙 광고를 보면, 자신이 교회 개척을 위해 투자한 금액에다 권리금까지 붙여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이때 교회는 분명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 그 ‘가게’를 시작한 사람의 소유물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세습, 성직자주의 등도 교회 본질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교단 분열, 개교회주의 역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주변 교회의 교인들을 수평 이동시키기 위해 교회 간 경쟁하는 행태는 제살깎기라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논문에는 한국교회 안에 아직도 교회와 세상을 나누는 분리주의적 가치관이 팽배하다는 비판도 들어 있다. 박 교수는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도구요,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공동체라는 인식의 회복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무비판적 교회지상주의, 교회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세상이라면 무조건 적대시하는 대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로 19∼21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열리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 세미나의 주제글로 발표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