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0년만의 한겨울 조기 총선… 집권 노동당 “민심 더 나빠지기 전에…”
입력 2010-07-19 18:33
호주가 본격적인 총선 정국으로 돌입했다.
다음달 21일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겨울에 연방의회 총선이 실시된다. 집권 노동당은 추가 악재가 돌출되기 전 조기총선을 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기총선 배경=노동당 정부가 조기총선이라는 고육책을 들고 나온 것은 민심 이반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탓이다.
케빈 러드 전 총리가 추진했던 ‘천연자원 이익세’ 부과 방침은 업계의 반발로 국론 분열 양상까지 초래했다.
이에 노동당은 지난달 24일 당 대표 겸 총리를 줄리아 길러드로 전격 교체했지만 47%까지 반짝 상승했던 정당 지지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 아래로 또다시 추락했다. 반면 자유당과 국민당으로 구성된 야당연합의 지지율은 노동당을 추월했다.
게다가 길러드 정부가 난민정책에서 혼선을 빚자 또다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기총선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난민 정책, 최대 쟁점될 듯=길러드 총리는 최근 “난민심사는 해외에서 진행한다”는 원칙 아래 동티모르에 난민심사센터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동티모르 의회가 반대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남태평양 섬나라인 나우루에 난민심사센터 건립을 재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야당은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답습한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기후변화도 선거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노동당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한 호주 정부의 최종 입장을 교토의정서 종료시점인 2012년 이후에나 발표할 거라고 한 데 대해 야당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처사”라며 몰아세우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상향 조정 여부도 선거판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서민표가 집권당을 더 떠날 수밖에 없다.
노동당은 이에 맞서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경제 호황을 내세워 재집권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31억 호주달러(약 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2 회계연도 재정흑자 규모 등을 선전해 표심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노동당, 재집권 성공할까=재집권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이미 정당별 지지율에선 야당연합에 역전된 상태다. 연방의회 노동당 의석수는 현재 83석으로, 과반수인 76석을 조금 웃돌고 있지만 이마저 수성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노동당은 제2 야당인 녹색당과의 공조를 모색 중이다. 녹색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3%까지 상승해 ‘킹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 한겨울 투표인만큼 낮은 투표율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