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英 ‘그레이 파운드(노년층 구매력)’ 힘
입력 2010-07-19 18:30
“그레이 파운드(노년층 구매력)의 힘을 보여주다.”
영국 런던 켄싱턴 올림피아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주말 열린 은퇴자 박람회엔 수많은 기업들이 참석했다. 기업들이 원하는 건 퇴직자들의 지갑 속 ‘그레이 파운드’였다. 그레이 파운드는 은퇴자 세대인 ‘그레이(grey)’와 영국의 화폐 ‘파운드(pound)’의 결합어이다.
컨벤션센터를 찾은 수잔 베켓(62·여)은 현장에 설치돼 있는 암벽을 타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밝았고 도전에 망설임은 없었다. 베켓은 “은퇴 후 일주일에 세 번은 헬스클럽에 가고 수영과 라인 댄스도 배우고 있다”면서 “예전엔 이런 게 뭔지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너무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최근 65세 퇴직 규정을 폐지하고 연금 수급연령을 높이기로 했다. 연금 수급연령은 2016년부터 66세로 늘리고, 향후 70세까지 조정할 예정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도 여전히 매년 지급하는 연금 액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그들을 타깃으로 한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도 고령화 세대로 접어들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년 전엔 획기적인 기록도 나왔다. 어린아이들보다 연금 수령자 인구가 더 많아진 것이다. 당시 16세 이하 청소년은 1152만명이었고, 연금 수령자(여성 60세 이상, 남성 65세 이상)는 1158만명이었다.
영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년층은 1984년 전체 인구의 15%였던 게 2009년 16%로 늘었다. 평균 연령도 35세에서 39세로 높아졌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34년엔 65세 이상 노년층은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고, 평균 연령도 42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레이 파운드 시장도 커졌다. 인디펜던트는 취미 생활과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65∼75세 연령의 지출 습관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최근 발표한 한 연구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