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돈버는 시대 끝났다” 주택연금 가입 급증… 실속파 ‘住테크족’ 는다

입력 2010-07-19 21:23


주(住)테크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과거 아파트를 ‘갈아타며’ 차익을 벌었던 부동산 재테크의 거품이 꺼지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다. 주택금융공사(HF공사)가 내놓은 국내 유일한 종신형 역모기지론인 주택연금 가입자의 가파른 증가는 주택과 주테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실속파 상품 돌풍=19일 HF공사에 따르면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식으로 지급받는 역모기지론 상품인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택은 있으나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경우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고, 사망하면 금융기관이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의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상품 신규 가입자는 출시 첫해인 2007년 515명에서 2008년 695명, 지난해 1124명에 이어 올해는 지난 16일까지 906명이 가입했다. 연급에 가입한 주택의 평균 가격은 2억7700만원이며 월평균 107만7000원을 연금으로 지급받고 있다. 전체의 82.4%가 아파트다.

이와 함께 HF공사가 지난달 14일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상품인 u-보금자리론은 최저 금리를 앞세워 한 달 만에 1만5544건의 신청자를 모았다. 신청 금액만 1조9243억원이다. 이 상품은 금리가 최저 연 3.36%(코픽스 연동형·근저당설정비 포함)로 주택대출상품 중 가장 낮다.

◇인기 이유 뭘까=주택연금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맞물리면서 새로운 노후대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금리상승으로 대출이자 상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시불로 목돈을 받아 대출을 갚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달 생활자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자랑하는 서울 서초·강남·송파구에서도 가입자 수가 해마다 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강남3구 가입자 수는 2008년 7월 11건(3.3%)에서 지난해 47건(6.8%), 올해는 107건(9.3%)을 기록했다. 주택연금 가입 최고 한도인 9억원(감정가 기준)짜리 주택 9채 가운데 6채가 강남3구 소속일 정도다. 급속한 고령화와 노후 준비가 미비한 빈곤한 노인층의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

u-보금자리론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최저금리가 연 5.1%인 고정금리형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어떻게 신청하나=주택연금 가입대상은 아파트는 물론 단독주택, 빌라, 다세대주택 등이며 오피스텔과 상가주택은 제외된다. 가입한도는 시가 9억원(감정가 기준)이며 가입자의 연령과 주택가격에 따라 월 연금액이 달라진다. 신청 자격은 만 60세 이상(배우자 포함)부터 주어진다. 주택을 팔면 연금도 중단된다.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나오며 배우자에게로의 승계도 가능하다. 연금 수령방식은 일부를 일시불로 받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받는 ‘종신혼합방식’과 일시불 없이 연금으로 받는 ‘종신지급방식’이 있다.

u-보금자리론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1688-8114)와 HF공사 또는 보금자리론 홈페이지(www.e-mortgage.c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