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은 급감하는데 우후죽순 늘어나… 주유소 경쟁 ‘기름’ 말린다

입력 2010-07-19 18:34

유류 판매량 감소 속에서도 강원도내에서 주유소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주유소 업계가 피 말리는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19일 한국주유소협회 강원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내 주유소는 733곳으로 2003년 673곳에 비해 8.9%(60곳) 증가했다. 반면 유류판매량은 2003년 16억536만ℓ와 비교해 22.8%(3억6611만ℓ) 감소한 12억3925만ℓ로 집계됐다.

판매량은 줄어드는데 반해 주유소 수는 과포화 상태로 치달으면서 업주들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는 장사를 하고 있다. 업주 박모(45·춘천시 퇴계동)씨는 “고유가 여파로 유류소비는 감소하고 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시행된 거리제한제 폐지의 영향으로 주유소 수는 급격히 늘어 업체간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카드수수료에다 세금, 인건비, 서비스비용을 빼면 현상 유지만 하는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업계의 설명을 뒷받침하듯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 도내 주유소는 2003년 25곳에서 2005년 36곳, 2007년 40곳, 2009년 54곳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주유소들은 영업 환경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자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갖가지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직원을 내보낸 뒤 가족단위 운영을 하고 무료 세차를 해 주며, 음료수와 신문을 무상 제공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건비 절감과 단골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