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입력 2010-07-18 20:13
(3) 성경을 읽어 답을 찾으려면
‘성경 속으로 들어가자!’ 예수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이 결심을 하고나서 성경을 직접 읽어가기 전에 한 가지 중요한 결심을 했다. 마음을 긍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성경을 절대 진리로 받아들인다는 말은 아니다. 30대 중반이 되도록 특별한 종교를 갖지 않은 이 사람이 기독교 신앙이 깊은 사람들처럼 성경에 대하여 그런 태도를 가질 수는 없다. 이 사람이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이름을 붙인 태도는 ‘진지하게 직접 알아보기 전에 판단을 내리지 않는 마음’이며 선입관을 갖지 않는 것이었다. 대학교 때 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인상적으로 머리에 남았던 ‘판단 중지’라는 단어도 떠올렸다.
일단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로 한 데는 이 사람 아이와 관련된 경험 때문이기도 했다. 7살짜리 아들 녀석이 잘 어울리는 친구가 둘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유치원 차를 타거나 내릴 때도 셋이 같이 다닌다. 부모로서 아이가 어떤 친구들과 같이 노느냐는 큰 관심거리다. 집사람이 한 번은 아들 친구들 얘길 한다. 잘 어울리는 두 아이 중 덩치가 큰 아이 얘기다. 아이 얼굴이 좀 어두워 보이고 말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 층 위에 살아서 옆 동에 사는 아이보다 아들이 더 자주 같이 논다. 아이 아버지는 무슨 연구소에서 일한다는데 머리가 하얗다. 부인은 얼른 보기에도 많이 젊은데 부부가 나이 차이가 꽤 되겠다는 것이다. 딸이 하나 있는데 중학교 3학년이고 공부를 꽤 잘 한다는 소문이고. 아파트에서도 이 집은 사람들과 별로 교제가 없어 집사람 얘기도 그저 들은 소문이나 추측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재혼한 부부일지도 모르고 아들은 재혼한 부인이 낳았다는 얘기도 뭐 그런 정도 정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럴 거란 생각이 든다. 남매가 10년 정도나 차이가 나고, 어쩌면 재혼 가정 분위기에서 그 아이 얼굴이 어두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들 친구 중 또 하나, 옆 동에 사는 아이는 명랑하고 영어를 잘한다. 그 집 아버지가 입법부 서기관인데 미국에 2년 동안 있었다. 집사람이나 나나 아들이 이 아이와 더 어울렸으면 했다. 윗집 아이와 노는 게 괜히 걱정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윗집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대학교 동창 중에 카이스트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들었다. 그 집 남자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나이 44살, 미국 하버드대학교 수학박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 고등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영국의 무슨 국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특별한 프로젝트 때문에 5년 계약으로 국내에 있는 사람이었다. 한국 사람으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수학자이고 인명사전 후즈후(Who’s Who)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아, 그 후로 그 집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알고 보니 덩치 큰 그 아이가 책을 참 많이 읽는다고 한다. 아버지를 닮았는지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어서 영국에 있을 때 영재학교에 다녔고. 집사람이 이 얘길 듣고 아들이 그 집 아이와 친하게 지내도록 각별하게 신경을 쓰게 된 것은 물론이다. 이 사건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낯이 뜨겁기도 하다.
예수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면서 아들과 연관된 이 사건이 무슨 큰 깨달음처럼 이 사람의 자세를 가다듬게 했다. ‘그래, 일단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성경을 보는 거야.’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