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택일만 남은 MB-박근혜 회동

입력 2010-07-18 21:12

‘만나면 더 멀어진’ 사이… 앙금 털어내고 상생할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만남은 세간의 관심사다. 한 사람은 최고 권력자이고, 또 한 사람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 대통령 당선 후 4차례 만났지만 항상 잡음이 흘러나왔고 관계는 소원해졌다. 그동안은 ‘잘못된 만남’이었던 셈이다.

그런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신임 한나라당 대표가 중재자로 나섰다. 안 대표는 지난 16일 박 전 대표를 만나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17일엔 이 대통령에게서 “언제든지 좋다”는 답을 얻었다.

두 사람이 회동에 동의한 것은 줄곧 제기돼온 분열에 대한 불만과 소통에 대한 요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으로선 박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하다. 여권은 6·2 지방선거에서 패했고, 세종시 수정안 투표에서 무기력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입지를 굳히려면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해가 일치하는 만큼 회동 성사 가능성은 높다. 회동 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확률도 높다는 관측이다. 회동을 제안한 안 대표 등 친이쪽 인사들과 청와대가 회동을 서두르지 않고 결과물에 관심을 쏟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완벽한 준비를 해놓고 두 사람이 손을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박 전 대표는 회동에서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이 대통령이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김선동 의원은 18일 “민심을, 국민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와 당 화합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하겠다, 않겠다를 떠나 과정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회동이 성공하면 두 사람은 그간의 앙금을 털고 협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여권으로선 내부에 도사리고 있던 뇌관을 제거하는 동시에 국정 운영에 힘을 얻게 된다. 박 전 대표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명분을 얻는다.

만남이 아름답지 않게 끝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 측 이정현 의원은 “현재로선 할 얘기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회동이 소득 없이 끝나면 박 전 대표는 다시 잠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여권의 국정 운영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