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과거 4차례 회동 실패로 끝났는데… 이번에는?
입력 2010-07-18 18:27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18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만남을 서둘러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두 분이 만나려면 2∼3일 내에도 만날 수 있겠지만, 사전에 의제를 충분히 조율해야만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며 “(두 분이) 충분히 시간을 두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의 발언은 지금까지 두 사람의 회동에서는 신통한 결과를 내지 못한 채 입장차만 불거지는 답답한 모양새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남 자체보다 사전 조율과 적절한 형식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2008년 이후 모두 네 차례 단독 회동을 가졌다. 첫 회동은 2008년 1월 23일 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18대 총선 공천을 놓고 친이, 친박계가 갈등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에 이 대통령 당선인과 박 전 대표는 회동을 통해 당 중심의 공정 공천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지속됐고, 급기야 박 전 대표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을 던질 정도로 공천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두 번째 만남은 약 4개월 뒤인 2008년 5월 10일 이뤄졌다. 총선에서 무소속이나 친박연대로 출마해 당선된 친박 인사들 복당 문제가 주요 안건이었다. 그러나 이른 시일 내 복당 문제 해결을 요청한 박 전 대표와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이 대통령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며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7월까지 친박 인사 복당 논란은 지속됐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불신의 골은 깊어졌다.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던 두 사람은 2009년 1월 청와대 안가에서 극비리에 세 번째 만나게 된다. 이때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당시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 대통령이 법안 처리를 위해 박 전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밀에 부쳤던 회동 사실이 청와대에 의해 언론에 공개되면서 박 전 대표 측은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또 “회동에서 법안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가장 최근 만남은 지난해 9월 16일 성사됐다. 명목상으로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해 유럽 4개국을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박 전 대표는 특사 활동 보고 후 이 대통령과 약 40분간 단독 회동을 했다. 박 전 대표는 회동 후 “개헌 이야기는 없었고, 남북 문제와 4대강 등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세종시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동 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세종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 갈등이 증폭됐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