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60%이상이 가맹점 ‘수수료’… 작년 6조1296억

입력 2010-07-18 21:26

신용카드사 수익의 60% 이상이 가맹점 수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 등 대출관련 수익이 60∼70%에 달하던 2003년 ‘카드 대란’ 이전과 비교하면 카드사 수익구조가 급변한 것이다.



18일 여신금융협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수익(10조 1233억원)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는 60.5%(6조1296억원)를 차지했다. 카드론 수익(10.6%), 현금서비스 수수료(6.7%), 할부수수료(5.0%), 기타(17.2%)가 뒤를 이었다.

올해 1분기도 카드수익 2조8010억원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가 60.4%(1조6921억원)를 차지했다. 사용 실적으로 봐도 가맹점 수수료 규모를 좌우하는 일시불과 할부 판매를 합한 총 신용판매금액은 9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4.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카드 사용실적의 상승분(11.4%)을 웃도는 수치다. 현금대출(25조1000억원)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추세는 카드 대란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2003년 이후 카드사들이 수입이 안정적인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비중은 2000년 11.2%에 불과했지만 2003년 27.9%로 배 이상 증가했고 2007년 처음 60%를 돌파했다. 가맹점 수는 2002년 147만9000개에서 지난해 187만1000개로 증가했다. 반면 현금서비스 등 대출관련 수익은 2000년 57.9%에서 지난해 17.3%로 급속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다시 대출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카드업계는 2007년 이후 4차례 수수료를 내렸지만 백화점, 골프장(1∼2%) 등에 비해 높은 3%의 수수료를 받는 영세 매장이 많아 추가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에는 무이자 할부 이벤트, 카드 포인트 적립 등의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 영업이익이 많지 않다”면서 “수익 극대화를 위해 연체 우려가 없는 고객을 중심으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대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준구 백민정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