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보선은 ‘동정론 선거’?… 이재오·장상 등 ‘특정 후보 밀어주기’ 분위기 확산
입력 2010-07-18 18:52
7·28 재·보궐 선거에서 특정 인사들에 대한 ‘동정론’이 표심을 흔드는 주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은평을의 경우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 측은 18일 “유권자들이 이 후보의 지난 세월을 안쓰러워하면서 꼭 찍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현 정권 실세지만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데 이어 미국에서 1년간 사실상의 ‘유배생활’을 했다. 이를 두고 “고생을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뽑아주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는 주장이다.
같은 지역 민주당 장상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확산되고 있다. 장 후보가 2002년에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당시 한나라당의 거센 반대로 아쉽게 낙마한데다, 고령이고 당에 기여한 것도 많지만 아직 국회의원 배지 한번 달아보지 못한 데 대한 동정론이다.
강원도 원주, 철원·화천·양구·인제, 태백·영월·평창·정선 등 3곳에서는 직무정지 상태인 이광재 강원도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최근 2심에서 유죄를 받은 데 대한 부정적 여론도 있어 ‘역(逆)동정론’도 배제할 수 없다.
충남 천안을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선진당이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패배해, 이 대표가 최근 사퇴를 요구받은 상황에서 재차 텃밭인 천안을에서 지면 정치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대표의 체면을 살려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대표적 천안 출신 기업인으로 지역사회에 기여가 많았던 한나라당 김호연 후보 역시 지난 총선에서 석패한 데 대한 지역민들의 동정론이 적지 않다고 한다. 복잡 미묘한 선거판에서 동정론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