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3명 급류 휩쓸려 사망·실종…최대 330㎜ 물폭탄 4명, 주말 전국 비 피해 잇따라

입력 2010-07-18 21:24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17∼18일 충청 이남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면서 피해현장 곳곳에서 긴급 복구작업이 벌어졌다. 주민과 공무원은 물론 자원봉사자까지 나서 흙더미를 제거하고 가재도구를 말리는 등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틀 간 최대 330㎜ 이상 내린 비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켰다. 18일 오전 11시55분쯤 강원 원주시 부론면 남한강대교 인근 강변에서 물놀이하던 이모(11·충북 충주시·초교4년)양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이양을 구하려 물에 뛰어든 언니(13·초교6년)와 오모(14·중1년)양은 실종됐다. 지난 17일 오후 5시27분쯤엔 충남 아산시 인주면 삽교천에서 오모(70)씨가 논에 물꼬를 내다 발을 헛디뎌 익사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11분쯤 경남 함양군 서상면 영취산 자락에선 계곡을 건너던 배모(37)씨가 불어난 물에 목숨을 잃었다.

장대비로 주택과 농경지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17일 오전 4시35분쯤 대구시 노곡동 금호강 주변 주택 44채와 주차돼 있던 차량 96대가 물에 잠겼다. 고립된 주민 9명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남에서는 태안과 서산에 폭우가 쏟아져 주택 3채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 341㏊와 염전 33.8㏊가 침수됐다. 전남에서는 여수와 나주에서 주택 29채가 침수되고 농경지 730㏊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경북과 경남은 각각 640㏊와 240㏊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또 산사태로 전남 20곳, 경남 11곳, 경북 5곳 등 전국 도로 곳곳이 유실돼 전면 또는 부분통제 됐다.

이 밖에 4대강 살리기 사업현장인 낙동강 함안보와 합천보가 완전히 물에 잠겨 공사가 전면 중단되면서 장비와 인력이 현장에서 철수했다. 피해상황 접수가 본격화되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복구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충남과 경북, 전남 등은 토사가 흘러내린 도로 비탈면 복수작업과 함께 주택침수 지역을 대상으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침수 피해지역 주민들은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옷가지를 말리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고, 농민들도 논에 고인 물을 빼내기 위해 분주하게 손길을 놀렸다. 피해가 컸던 대구 노원동에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원들이 나서 복구를 도왔다.

전국종합=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