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전지가 차세대 성장동력 되려면

입력 2010-07-18 17:15

지난 15일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미국 현지공장 기공식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직접 축사를 했다. 차세대 산업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뜨거운 관심과 한국 배터리 기술에 대한 미국의 높은 평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부심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2013년까지 연간 전기차 6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LG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독점공급 계약을 맺었고, 삼성SDI와 SK에너지도 BMW, 다임러 등 유럽의 자동차회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주도할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즉 2차전지 분야에서 최근 LG화학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하이브리드를 비롯,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현재 120만대 수준에서 2015년 42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고 보면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자동차 시장은 지금까지의 화석연료를 사용했던 단계에서 2차전지에 의한 전기차 단계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다. 2차전지가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꼽힐 수 있는 이유다. 우리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을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등이 현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패키징, 다시 말하자면 2차전지 생산의 최종기술인 제조분야다. 부품·소재와 원천기술은 이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 기업의 30∼5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가 후발 주자로서 이 분야에 뛰어들었던 탓도 있지만 그간 기초기술 분야를 소홀히 해온 탓이다.

2차전지 산업이 명실공히 우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초기술 개발과 관련 인력 확보 등 기반여건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소재·부품공급을 담당하는 중소기업과의 연계강화도 절실하며 그 과정에서 안정적인 인력공급은 필수적인 조건이다. 패키징 분야에서만 강점을 보인다면 2차전지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는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