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뱃속 태아에게도 위험할까… 2010년 첫 사망자 발생
입력 2010-07-18 17:39
지난 12일 수원에서 올해 첫 수족구병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족구병에 걸린 임신부, 아이들과 접촉이 잦은 임신한 유치원 교사 등 수족구병 바이러스에 노출된 임신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한국마더세이프 전문상담센터 한정열 교수는 18일 “수족구병 바이러스가 뱃속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임신부들의 상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 A16형 또는 엔테로바이러스71형 등 장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여름과 가을철에 집중 유행한다. 대개 3∼5일 정도 잠복기 뒤에 손과 발, 입안에 물집과 궤양 등이 생기는 것이 특징. 초기 증상은 두통과 발열 등 감기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생후 2주 이내 신생아가 감염될 경우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중국과 동아시아 등에서 10세 이하 소아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엔테로바이러스71형은 감염 속도가 빠른데다 일단 걸리면 잘 낫지 않아 합병증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숨진 11개월 아기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족구병 바이러스가 뱃속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한 교수는 “일부 연구결과 감염 동물에서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해 유산을 증가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사람 연구에서 심장 기형, 호흡 부전, 신경 발달 지연과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는 만큼 임신부는 가능한 한 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수족구병 예방 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다. 다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이나 호흡기 분비물(침, 가래, 콧물)의 직접 접촉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집단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자가 발생하면 집에서 쉬도록 하면서 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