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너와 함께라면’으로 3년 만에 연기 재개 ‘탤런트 이세은’
입력 2010-07-18 17:30
해맑고 엉뚱 발랄한 모습 기대하세요∼
“이렇게 즐겁게 연기 해본 건 처음인 거 같아요.”
연극 ‘너와 함께라면’으로 3년 만에 연기를 재개한 탤런트 이세은(30)은 최근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에서 가진 인터뷰 내내 이 말을 반복했다. 연극무대에 나들이 나온 연예인이 던지는 의례적인 인사말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정말 즐기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는 느낌이 와 닿았다.
이세은이 연극을 복귀 작품으로 고른 건 무대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드라마 ‘야인시대’ ‘연개소문’ 등 주로 선이 굵은 시대물에 출연했던 이세은은 그때마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연극을 권유 받았다. “배우가 공연을 못 하는 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피했어요. 선배들이 보여주는 에너지가 다르더라고요. 전 선천적으로 끼도 없어요. 그래서 담금질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시에 30대에 들어선 여배우의 절박함도 그에게 찾아왔다. 이세은은 “3년 쉬는 동안 내 또래 배우들의 역할이 바뀌는 모습을 봤다”면서 “더 이상 막내가 아니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확실한 모습을 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랜만에 복귀라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지만 작품 연습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다 풀렸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에 MT를 갔는데 숙소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할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놀았다. 팀워크가 최고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세은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 못 따라간다는 말이 실감난다”면서 “냉방병에 걸려서 집에선 골골거리는데도 연습하러 나가기만 하면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너와 함께라면’에서 이세은이 맡은 역은 자기보다 마흔 살이나 많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코이소 아유미. 강한 역할을 주로 했던 그는 이번 연극에서는 해맑고 엉뚱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평소에 사랑하면 나이 차이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마흔 살 차이는 안 될 거 같아요. 그래도 시대극하면서 나이차가 큰 분들과 커플연기를 많이 했어요. 극중 인물을 표현하는 데는 문제없을 겁니다.” 이세은은 “작품 속에서 나이는 꼭 나이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외모 같은 것으로 상대를 평가하는데 이런 편견이 허울뿐임을 꼬집는다”라고 해석했다.
대부분 연예인들이 연극 무대에 설 때 더블 캐스팅으로 하는데 반해 이세은은 혼자서 배역을 소화한다. 얼마가 됐든 자기가 무대에 서는 동안은 온 힘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블 캐스팅 얘기가 나왔는데 싫었어요. 다른 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저를 위해서도 작품을 위해서도 혼자서 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웃음의 대학’ 작가인 미타니 고우키의 작품인 ‘너와 함께라면’은 70세 남자친구와 결혼하려는 29세 여자가 집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다. 이세은의 상대역에는 송영창이 나선다. 23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공연된다(02-766-6007).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