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정선일 집사,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메신저로

입력 2010-07-18 14:45


[미션라이프] ‘상선영감 덕에 이뤄진 숙종과 동이의 첫날밤’ ‘상선영감 추진력에 영조 탄생’ ‘요즘 대세는 큐피트 상선영감’…

화제의 드라마 ‘동이’를 본 시청자들이 홈페이지에 띄운 반응들이다. 주연도 아니고, 조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상선영감은 주연 배우인 숙종 지진희 옆을 묵묵히 지키는 대전내관 정선일(52·주님의교회 집사)씨다. 그는 극 중에서 ‘동숙(동이와 숙종) 커플’을 이어주는 사랑의 메신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집사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드라마가 잘 되니 좋아요. 특히 인터넷에 제가 말한 대사들이 실시간으로 뜨데요. 그런 반응들이 참 신기했어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사실 정 집사는 처음 대전내관 제의를 받았을 때 성에 차지 않았다. 3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는데, 솔직히 배역이 내키지 않았던 것. 감독에게 우회적으로 못하겠다고 얘기도 했다. “그런데 연기자 대 선배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배역이 마음에 안 들어도 네가 했으면 좋겠다. 그만큼 쉬었으면 됐어. 배우는 연기로 말해야 해’라고요. 그 말씀이 제 귀에 꽂혔어요.”

그는 믿음이 없음을 회개했다. 믿는 자에겐 어느 것 하나 그냥 주어지는 게 없는데, 그것도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자각이었다. 작품을 위해, 배역을 위해, 그리고 ‘동이’란 드라마가 간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지금 그는 한편의 ‘은혜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연기자 신우회 회장, 1400여회의 간증집회를 다닌 정 집사지만 그도 한때 방황했다.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그의 별명은 ‘음주운전’이었다. 타고난 술꾼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연기자들과 뒷풀이 후에는 자신의 차로 배우들을 일일이 집에 데려다 줬다. 게다가 골초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스스로 찾아간 곳이 바로 연예인선교단이었다.



“임동진 목사님, 한인수 장로님, 정영숙 권사님 등 평소 존경해온 선배 연기자분들이 찬양을 부르고 성경공부 하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2년 정도 무조건 따라했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제가 그분들을 닮아가데요.”

선배 연기자들은 촬영으로 바쁜 중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미자립교회에서 공연하고, 해마다 성극을 제작해 올렸다. 정 집사는 그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 담배와 술을 끊고 하나님 말씀을 보고 예술로 복음을 전하는 데 집중했다.

“2년 전 임 목사님과 한 장로님, 송재호 장로님과 어렵게 한 자리에 모였어요. 공교롭게도 최진실 씨가 생을 마감한 날이었어요. 모두 멋진 후배를 일찍 떠나보낸 것에 대해 우리의 책임이라며 통탄했어요. 박용하 씨가 자살한 날도 임 목사님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복음을 덧입은 자들로서 몇 가지 일을 감당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예능과 영성을 겸비한 크리스천 특공대원을 키워 방송계에 진출시키자, 연예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자, 감동을 주는 드라마와 영혼을 맑게 해주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정 집사는 MBC 연기자 공채 출신으로 올해로 연기 인생 30년을 맞았다. 처음 10년은 연기하느라 정신없었고, 주님을 만나고 10년은 성극무대에서 보냈다. 그리고 10년은 뮤지컬 프로듀서,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했다. 어떤 모습을 꿈꾸고 있을까.

“기독교 문화사역자로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메신저이고 싶어요.”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