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베트남 민심 달래기’ 나서…결혼 8일 만에 피살 신부 유족에 위로금

입력 2010-07-16 21:31

부산 베트남 신부 피살 사건이 국제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베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뜨란 트롱 뚜안 주한 베트남 대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로 불러 위로금을 전달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이날 베트남 대사관에 위로금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외교부는 14일 안성두 남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을 부산으로 보내 유족들을 위문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사건이 베트남 현지에 한국을 혐오하는 정서를 자극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양국 외교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유족들의 귀향길에 동행, 베트남 현지에서 치르는 장례식에 참석하고 위로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지난해 국제결혼은 전체의 13%에 해당하는 4만3000여건이 되고 그 수가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재발 방지와 다문화 가정의 원만한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혼 8일 만에 정신 병력을 가진 한국인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탓티황옥(20)씨 사연이 고국 베트남에 알려지고 현지 언론이 이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한국 남성과의 국제결혼 반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