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재보선 싹쓸이 마시라”-정세균 “이번도 양보해야할 것”

입력 2010-07-16 18:31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6일 취임 인사차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방문했다. 처음엔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대표는 “사이좋게 지내면서 공생의 정치를 펼치자”고 했고, 정 대표는 “안 대표는 경륜 있는 정치인이니 상생의 정치가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화제가 7·28 재·보궐선거로 넘어가자 말에 가시가 돋았다. 안 대표가 “지방선거처럼 너무 나서서 싹쓸이하려고 달려들지 말라. 당 대표 됐는데 바로 (내) 목을 떼려고 하지는 않겠죠”라고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재·보선에서 크게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개혁진영이 100석은 돼야 여야가 심리적 균형을 이뤄 협력적으로 나갈 수 있다”고 응수했다. 정 대표는 또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겨냥, “한나라당 어떤 후보는 당의 도움이 필요없다고 하시던데 (안 대표는) 당사에 계속 계시라”라고도 했다.

이어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를 찾은 안 대표는 “1996년 신한국당 시절 이 총재와 정치를 하고 싶어 입당해 10년 가까이 모시면서 대선을 두 번 치렀다. 이 총재께서 대통령을 했으면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안 대표의 예방을 받고, “지금 한나라당이 하고 있는 싸움은 한심한 점이 많다”며 “계파끼리 싸우면서도 나라와 당을 위해 화합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개헌과 관련, “내각책임제는 우리나라에서 망한 제도로, 박정희가 쿠데타를 한 그런 실패한 제도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중심제를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안 대표에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사람을 포용해 달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