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하늘이 뚫렸다… 철로유실·산사태 등 피해 속출

입력 2010-07-17 00:05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어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6일 “남해안에 있는 장마전선이 북상해 주말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밝히고 충남 경남 전남 인천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서울과 경기도 내륙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서울과 경기도 및 강원도 영서중북부 지방 50~100㎜, 전라도 지방은 30~80㎜로 예상된다.

특히 17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 강원 영서북부, 경기·충청 서해안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엔 돌풍이 불고 천둥 번개를 동반한 2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18일 오전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다가 경기 북부지역 인근에 정체할 것으로 보여 철원 동두천 문산 등에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상습 수해 지역이라 수계 범람에 따른 피해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6일 오후 11시 현재 강수량은 전남 여수 288.0㎜, 경남 남해 259.0㎜, 마산 136.5㎜, 서울 55.0㎜를 기록했다. 여수 지역은 1978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하루 강우량으로는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8시20분쯤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경전선 철로 50m가량이 유실됐다가 복구됐다. 이에 따라 진주, 마산, 삼랑진을 오가는 열차 운행이 10시간 넘도록 중단돼 승객들이 경찰에서 지원한 대형 버스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산인면 신산리 왕복 2차선 도로 옆 절개지에서 15t의 토사가 흘러내려 한때 차량 통행이 중단됐고, 칠원면 예곡리 마을 주민 30명은 갑자기 내린 비로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대피하기도 했다.

전남 여수 덕충동 마래터널 입구에서 50t가량의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터널 진입로를 막아 차량통행이 약 5시간 동안 통제됐다. 또 산사태로 도로 1곳이 끊겼고 주택 2채와 농경지 106㏊가 물에 잠겼다. 광양에서는 옥곡면, 진상면 등 10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주택 8채와 농경지 35㏊, 도로 16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경남 창원시 진전면 여항리에서도 5t의 토사가 도로를 덮쳐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오전 9시30분에서 10시50분 사이에는 창원시 북면과 귀산동 일대 전봇대 변압기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일부 가구가 한동안 정전되기도 했다.

이번 비는 19일부터 사흘간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잠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2일에 다시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택 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