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뿔난 비주류의 견제? 與가 잘 안돌아간다
입력 2010-07-16 22:05
한나라 새 지도부 갈등 왜
한나라당 안상수 신임 대표 체제가 계속 흔들리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새 대표 체제가 가동되면 일사불란하게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여당은 오히려 불협화음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이전의 여당 내 문제가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간의 갈등이었다면 새로운 갈등은 안 대표를 위시한 친이 주류 대(對) 친이 비주류 및 쇄신파 간 대립이다.
친이 비주류와 쇄신파는 전대를 통해 당이 쇄신되기는커녕 도리어 구체제로 회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준표 최고위원은 안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정두언 최고위원도 여권 내 친이 주류 중심의 국정운영을 손보겠다고 벼른다.
홍 최고위원은 전대 과정에서 안 대표 측이 돈 선거, 조직 선거 등의 탈·불법 행위를 했고, 이는 쇄신 움직임에 정면 배치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16일 국회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10년 만에 겨우 여당이 됐는데 또다시 불법 탈법 편법과 타협하자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런 홍 최고위원의 행보와 맞물려 친이계 강경파에 부정적인 정 최고위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을 계기로 드러난 친이 주류 비선라인의 권력 사유화를 그냥 놔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쇄신파 역시 부글부글 끓고 있다. 김성식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초선 의원 다수가 현 대표 체제에서 제대로 된 쇄신이 이뤄질지 걱정하고 있다”며 “쇄신 요구를 계속 벌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반발에는 안 대표의 당권 접수를 계기로 친이 주류가 다시 주요 포스트를 독식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하겠다는 의중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정’ 두 최고위원이 잇따라 안 대표 측근인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내정자와 친이계 국정 실세들이 인사한 비장애인 출신의 양경자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최고위원이 안 대표와 계속 다른 길을 걸을 경우, 최고위 구성이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을 포함해 비주류가 과반을 차지하게 되는 모양새를 띨 수도 있다. 안상수 체제와 여권 주류세력 입장에서는 막강한 견제 세력이 부상한 셈이다. 이에 따라 안 대표도 비주류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당 운영을 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이계 쇄신파인 정태근 의원도 “안 대표가 전대의 핵심 메시지인 쇄신과 화합, 서민정당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도 쇄신이라는 큰 흐름에 맞는 인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김나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