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16조원 재산 대부분 ‘死後 기부’ 약속

입력 2010-07-16 18:18

“나는 내 인생이 끝난 뒤에도 자선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발표를 하고자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57)이 15일 자신이 사망한 이후에 135억 달러(약 16조2500억원)로 추정되는 재산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앨런은 성명을 통해 “내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활동과 비영리 과학연구에 지원하도록 재산을 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앨런은 이로써 300억 달러를 기부해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한 빌 게이츠와 함께 고액을 기부한 미국의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그동안에도 자신이 설립한 ‘폴 G 앨런 가족재단’을 통해 매년 3000만 달러를 사회에 환원해 왔다. 기부금의 절반 정도는 시애틀과 워싱턴주에 있는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앨런은 지난해 11월 암의 일종인 비(非)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실을 밝혔다. 림프종은 인체의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림프 조직에 생기는 종양이다. 특히 그의 림프종은 각종 장기에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런의 대변인은 “그가 화학요법 치료를 받아 완치된 상태”라며 “현재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0년에 세계 부호 랭킹 37위에 이름을 올린 앨런은 1975년 빌 게이츠와 함께 MS를 창업했으나 8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MS 주식이 공개됐을 당시 앨런은 28%, 게이츠는 49%의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앨런은 2007년과 2008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앨런은 84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설립했고, 86년에는 벌칸 종합투자회사를 세우고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50개 이상의 자회사를 거느릴 정도로 성장한 이 벌칸사는 케이블 TV, 우주비행, 병원, 극장, 음악, 영화제작, 부동산 투자 등의 영역을 망라할 정도로 투자범위가 넓어졌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