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디자인 신경쓰다 기술결함에 발목”… 뉴스위크·블룸버그 등 언론 연타
입력 2010-07-16 18:16
완벽을 추구하는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 지난달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의 설계 오류로 인한 안테나 수신 불량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잡스가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리는 애플의 기자회견에 직접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잡스는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에 대해 “수신 강도를 표시하는 소프트웨어의 문제”라고 해명한 바 있다. 시스템엔지니어인 윌 이레이스는 잡스가 아이폰4에 대한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구입 후 30일 내에 환불받을 수 있는 규정을 앞세우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폰4는 더 가볍고 얇은 디자인을 위해 기기 바깥 테두리를 금속 안테나로 에워싼 형태로 만들어졌다. 무선인터넷 접속을 위한 안테나와 휴대전화 접속용 3G 안테나가 모두 외부로 노출되면서, 사용자가 손으로 휴대전화를 잡을 때 두 안테나가 인체를 통해 이어져 혼선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설계상의 문제가 소프트웨어 수정으로 고쳐질 수 있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게 사용자들의 반응이다.
잡스가 설계상의 문제를 미리 알고도 ‘예쁜 디자인’을 위해 이를 무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의 선임 엔지니어이자 안테나 전문가인 루벨 카발레로가 지난해 아이폰4의 설계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보도 직후 카발레로에 인터뷰 요청과 이메일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애플은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쿨하고 기발한 디자인을 중시해온 잡스가 스스로 발목을 잡혔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잡스는 스스로를 디자인 전문가로 생각하고 있고 일개 상품을 만든다기보다 예술품을 창조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애플 엔지니어들이 잡스를 설득하는 데 실패해 결국 안테나 수신 불량과 같은 결과를 낳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잡스가 기자회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리콜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리콜 비용이 너무 커 수신 불량을 막을 수 있는 케이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수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리콜 비용은 3억 달러, 케이스 제공에는 4500만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