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비핵화 수용하면 北과 대화”
입력 2010-07-16 18:30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무를 수용할 경우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제를 달긴 했지만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 강경태도를 유지했던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대화 준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이전보다 유연해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캠벨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다음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한국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순방 일정을 설명하면서 “미국과 한국은 올바른 환경 아래서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올바른 환경’을 위해 북한이 해야 할 구체적 조치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오는 21일 2+2(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다. 서울에서 좀 더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한국과 미국이 이런 협의를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북한에 대해 관여(engagement)하는 방안을 긴밀히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 2+2 회담에서는 대북 대화가 이뤄지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과 북한이 이를 충족시킬 경우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벨 차관보는 이어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는다”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수용한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와 관련, 캠벨 차관보는 “북한과 관련된 매우 폭넓고 다양한 논의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클린턴 장관이 북한이나 미얀마 대표단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