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옻닭, 열 많은 체질엔 ‘득’보다 ‘독’

입력 2010-07-16 18:18


다음주부터 연중 날씨가 가장 덥다는 삼복 절기가 시작됩니다. 삼복은 많은 사람들이 더위로 지쳐 양기를 잃기 쉽다는 이유로 뜨거운 성질의 삼계탕, 추어탕, 보신탕 따위의 보양 음식을 찾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 시기만 되면 이보다 더 화끈한 음식을 일부러 찾아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옻닭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옻닭이란 옻나무 가지를 넣고 삶은 닭고기 요리를 말합니다. 한방에선 양기가 약한 사람에게 보양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옻닭을 먹고 나서 실제로 효과를 느낀 사람은 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더욱이 옻은 몹시 뜨거운 성질을 가져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합니다. 옻닭을 먹은 171명 가운데 32%가 온몸에 발진과 물집이 생기는 전신 접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꿈에 옻나무만 보아도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답니다.

따라서 옻닭을 먹을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옻나무의 잎 껍질 줄기 속에는 페놀 계통의 우루시올(Urushiol)이란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우루시올은 피부에 닿을 경우 옻이 올라(접촉성 피부염) 금방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가려운 증상을 일으키죠. 심한 경우 목이 부어 호흡곤란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또 밥을 먹으면서 땀을 흘리는 사람, 옻이 올랐던 경험자는 옻닭 먹기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