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문어 ‘파울’과 데이비드 오워
입력 2010-07-16 17:47
‘점쟁이 문어’ 파울(Paul)은 2010 남아공월드컵 최고의 스타였다. 파울은 독일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모든 경기의 승패와 결승전 스페인의 승리까지 정확하게 맞히며 유명세를 탔다.
독일의 수족관에 사는, 지능이 잘해야 강아지 정도인 이 문어 파울이 어떻게 신통력 있게 예측을 할 수 있었을까. 여러 분석이 있겠지만 파울의 예언은 거듭된 우연이 빚어낸 하나의 해프닝일 가능성이 크다.
파울의 ‘예언’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던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에 데이비드 오워라는 케냐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오워는 이스라엘과 독일 등지에서 공부한 뒤에 분자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
당시 기독교 관련 인터넷에는 ‘오워 박사의 예언’이라는 내용의 글이 돌았다. 일부에서는 휴대전화로, 메일로 그 내용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예언의 핵심은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이 회개하지 않으면 2개월 내에 전쟁이 난다’는 것이었다. 이미 오워 박사가 아이티 및 칠레의 지진을 사전에 예언했다는 이야기가 첨가되어 있다.
그러나 오워 박사를 직접 인터뷰한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2달 내 한반도 전쟁설’은 와전됐다. 오워 박사는 결코 시한을 적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이 회개하지 않을 경우에는 한국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경고 사인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는 한국을 향한 메시지에는 음미할 점이 많다. “한국 교회 안에 부를 좇는 번영 신학이 십자가 복음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이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합니다. 죄를 책망하는 설교가 사라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한 교회를 찾고 계십니다. 세상의 누룩을 제거하십시오. 때가 임박했습니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예비하십시오.”
결국 한국 교회와 사회가 회개하지 않으면 이 땅에 내렸던 부흥의 촛대가 옮겨질 수 있으며 한반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워 박사가 강조한 것은 회개와 거룩함이었다.
파울이건, 오워 박사건, 예언 자체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오워 박사의 한국교회를 향한 메시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
이태형 i미션라이프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