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 어렵게 잡은 출전 기회 두드러진 활약으로 보답
입력 2010-07-16 21:43
백업 선수 두산 정수빈·SK 이재원·삼성 조영훈
기회는 뜻밖에 찾아온다. 그러나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살릴 수 있다. 언제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길고 긴 2군 생활. 어쩌다 1군에서 출전기회를 잡더라도 감독의 눈에 드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도 그 기회를 부여잡은 행운의 선수들도 있다.
두산의 정수빈(20)이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것은 주전 중견수 이종욱이 지난 10일 LG와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서 빠졌기 때문이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단한 정수빈은 지난 시즌에도 이종욱이 턱관절 골절로 빠지자 그 자리를 메웠다. 큰 기대를 안고 올 시즌에 임했지만 시범경기 때 쇄골 골절로 5월말에야 1군에 올라왔다. 정수빈은 시즌 3번째 선발출장인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1번 타자로 출장해 시즌 첫 홈런과 2타점 3루타를 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 이재원(22)은 지난 2006년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2억5000만원에 SK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였다. 베테랑 포수 박경완(38)의 뒤를 이어 대형 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SK가 인천 동산고 출신의 류현진(22·한화)을 포기하고 이재원을 선택했기에 류현진과 늘 비교됐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를 다쳐 수술대 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24경기에 나서 안타 11개를 치는 데 그쳤다. 올해도 가끔 대타로 출장했지만 지난 15일 한화전에서는 7회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쓴 뒤 9회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8대 7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삼성의 조영훈(28)은 2001년 삼성에 입단할 당시 이승엽을 이을 재목으로 꼽혔다. 뛰어난 신체 조건(1m85 88㎏)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부진은 계속됐고 경찰청과 2군에서 실력을 갈고 다듬었다. 시즌 초 대타로 가끔 타석에 들어섰지만 기회는 친구인 채태인의 부상이 만들어줬다. 6월에만 14경기서 타율 0.445(44타수20안타)에 4홈런으로 팀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15일 두산전서도 4회말 최형우와 백투백 홈런을 치며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한편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잠실(두산-롯데), 군산(KIA-SK), 대전(한화-넥센), 대구(삼성-LG)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