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기] 감리회 ‘톰과 제리’ 집안싸움?

입력 2010-07-16 17:22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난 13일 세계복음주의연맹(WEA) 2014년 총회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오는 10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리는 WEA 국제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찌감치 한국으로 확정된 것은 한국교회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기 때문이 아닐까요. 최근 들어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의 방한이 잇따르고,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교회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다는 후문입니다. 설마 WEA도 이 때문에 한국을 선택한 것은 아니겠지요. 아무튼 가톨릭 세계교회협의회(WCC)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기구인 WEA가 우리나라에서 총회를 갖는 건 경축할 일입니다. 부디 WCC 2013 부산 총회에 대한 ‘보수 복음주의권의 맞불’이 아니길 바랍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네요. 지난 12일 총회 측은 김국도 임마누엘교회 목사에게 감독회장 당선증을 수여했습니다. 그 다음날은 재선거 측이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했는데, 이미 당선자를 낸 총회 측은 선거 저지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11개 연회 중 2곳에서 투표가 중지됐습니다. 선거 파행에도 재선거 측의 표정이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총회 측의 저지는 예견됐던 일이고, 대응카드도 마련했기 때문이죠. 재선거 측은 즉시 사고가 난 2개 연회에 대해 우편 투표 방식으로 재투표하고, 20일 일괄 개표를 통해 당선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양쪽의 대치 모습이 마치 ‘톰과 제리’ 같다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 쫓고 쫓기는 싸움, 언제쯤 끝날까요?

▶대구시가 최근 불교테마공원 사업 중 일부(618억원)를 고분공원 정비사업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선체험관과 수련원 건립 등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대구지역 목회자들이 발끈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자체 부채비율이 높은 마당에 포교 성격이 짙은 템플스테이와 불교축제에 어떻게 100억원가량의 시 재정을 투입할 수 있냐’는 것이죠. 혹자는 ‘교회가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긴다’고도 합니다. 만일 대구지역 교회가 정부와 시로부터 195억원을 지원받아 기도원과 기독교박물관을 짓는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요. 기도 세리머니를 갖고도 “종교 편향”이라 비난하는 세상인데요. 답이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교인 성비대로 여성 장로를 뽑으면 되지요.” 한국기독교장로회 양성평등위원회가 지난 12일 대전 유성에서 가진 정책협의회에서 몇 안 되는 남성 위원인 어느 장로님의 발언입니다. 교단과 노회, 교회에서의 여성 결정권이 미미한 근본적 이유가 여성 목사와 장로의 수가 적다는 데 있다고 의견이 모이던 차였습니다. 물론 가장 진보적인 교단조차 수용하기 쉽지 않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남성 장로에게서 이런 발언이 나온 자체에 희망이 있습니다. 장로님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어느 여성 위원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습니다.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