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민간단체 구성 ‘북민협’ 박종철 회장

입력 2010-07-16 18:17


“북녘 동포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나눔의 손길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지지와 참여, 기도가 필요합니다.” 북한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56개 단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제한하고 있는 대북지원사업의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북지원운동 중심에 서 있는 북민협 박종철(77·사진) 회장은 “국내 NGO 등 사회복지 단체들은 1990년대 부터 식량난,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며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에 전달되지 못해 묶여있는 식량과 의료용품, 농업용품이 무려 34억원어치에 달한다”고 밝혔다.

“북한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2010년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주민 900여만명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을 당한다고 합니다. 화폐개혁 이후 식량난이 더 가중됐다고 합니다. 5세 이하의 저체중 어린이가 17.8%에 이르고 5살 이전에 사망하는 어린이 수는 1000명당 55명으로 1990년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박 회장은 “정치적 판단 하의 지원 중단은 정부 몫이지만 국민의 정성으로 모아진 민간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한 지원만 계속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상 권력계층 외 북한 주민 모두가 지원해야 할 대상이란 것이다.

박 회장은 “북민협 56개 단체들이 남북간 소통과 화해, 평화의 중계자로서의 역할을 포기당한 채, 악화일로의 상황만 보게 돼 직접 나선 것”이라며 “정부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하고 이를 정치적 상황과 연결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역시 서울 불바다 운운하는 호전적 강경 발언은 반드시 취소해야 할 것이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 화해와 평화의 제스처는 불신과 갈등만 불러올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박종철신경정신과 병원 원장이면서 대북 NGO 활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8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뒤 한국간질협회와 간질환자를 후원하는 장미회 산파 역할을 했다. 현재 자살예방협회 이사장, 생명의 전화 이사장, 장미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대북지원단체인 새누리좋은사람들의 부이사장 자격으로 지난 1월 북민협 회장에 선출됐다.

그동안 새누리는 북한에 아동급식지원사업, 조선종양연구소 현대화사업, 시력건강지원사업, 간질치료지원사업, 사랑의의료품지원 및 긴급구호 등 ‘북한어린이돕기 5대 사업’을 주도해왔다.

“북민협은 대북 물자 지원의 효율성와 분배의 투명성을 위해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평양 상주 사무소’ 개설을 남북한 당국에 요청합니다. 북민협은 지난 10여년간 갈등과 오해를 푸는 민간사절단의 역할을 감내해 온 만큼 이번에도 좋은 결실들이 맺어지리라 믿습니다.”

박 회장은 “기독교의 핵심가치인 아가페적 사랑은 정치적 이념도 뛰어넘게 했다. 의사라는 직업을 주셔서 평생 사회복지사업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음을 항상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