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전경련 회장 추대에 미소만…
입력 2010-07-16 00:3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으로부터 차기 전경련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확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 측은 거부 의사로 해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에 인사를 하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지난 6일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건강문제로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한 뒤 처음 열리는 회장단 모임이어서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문제가 언급됐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만찬 직후 기자들에게 “회장단은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아줬으면 하는 의견을 만장일치로 개진했으나 이 회장은 미소만 지으며 노(no)도 예스(yes)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이제 전경련 회장은 4대 그룹에서 나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 회장을 추대한 것. 하지만 이 회장은 “제가 경영활동을 하지 않았던 기간에 여러분들이 전경련을 열심히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했을 뿐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회장단은 조 회장의 임기가 6~7개월 남았고 사표가 수리된 것도 아니니 치료 경과를 보면서 더 검토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묵묵부답에 대해 “(회장단과) 서로 어려운 사이이기 때문에 명확히 거부 입장을 표시하지 않은 것일 뿐 사실상 거부 의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등 16명의 대기업 회장이 참석했고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천지우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