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인사 특징… 충청권 약진 뚜렷, 소외됐던 여성·과학분야도 배려
입력 2010-07-15 22:36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홍보수석과 미래전략기획관을 내정함으로써, 청와대 3기 참모진 체제가 사실상 완성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권재진 민정수석 등 핵심 포스트에는 친위 부대를 배치했지만, 여성과 과학 등 그동안 소외됐던 분야에 대한 배려의 흔적이 보인다. 특히 충청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정책, 정무, 홍보라인이 모두 충청권 출신으로 채워졌다. 백 내정자가 충남 보령 출신이고, 홍상표 홍보수석 내정자는 충북 보은이며,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는 충남 공주다. 대구·경북(TK) 인사를 피하다 보니, 충청 인사들이 많이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막판까지 홍보수석으로 거론됐던 김두우 메시지기획관은 출신 지역이 TK라는 점 때문에 기획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얘기도 있다.
기획관급 이상을 기준으로 2기 청와대 참모 14명 중 영남권이 6명이었으나, 3기에서는 3명으로 줄어들었고, 충청권은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수도권도 2기에서는 3명에서 3기에는 4명으로 증가했다. 50대는 핵심부에 배치됐다. 임 내정자가 54세로 전임 정정길 대통령실장보다 14살이 적고, 백 내정자가 전임 윤진식 정책실장보다 10살이 적다. 여기에 30대 김희정 대변인 발탁으로 외부에서 보는 청와대는 더욱 젊어진 느낌이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세대교체 흐름을 받아 안으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청와대는 여성계와 과학계를 배려하기 위해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사업단장을 찾아냈다고 한다. 현역 3선 국회의원 2명이 참모로 입성하면서 정치권과의 소통에도 힘을 실은 분위기다.
하지만 수석급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가 혼란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단 수석급 인사를 여러 차례에 나눠 하는 초유의 ‘찔끔 인사’가 등장했다. 청와대는 지난 8일 임 내정자를 지명했고, 13일 정책실장, 정무, 사회통합수석을 내정했고, 15일에 홍보수석을 발표했다. 인사기획관과 정책기획관은 여전히 공석인 상태다. 비서관 인사와 행정관급 인사를 추가로 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청와대 인사를 모두 6차례에 나눠 하는 셈이다.
또 사회정책수석은 사회복지정책수석에서 사회복지수석으로, 다시 고용복지수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기획관리비서관 역시 기획조정실로 바뀌었다가 환원 얘기가 나오더니 결국 기획관리실로 결정됐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